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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범죄 스릴러 영화, 어긋난 모성애의 비극

by 우적우적 2023.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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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의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2009년작 '마더'입니다.

대한민국 간판 어머니 배우 김혜자와 대표 꽃미남 원빈이 주연을 맡은 영화로 300만이 넘는 흥행을 기록한 영화입니다. 칸 영화제에도 초청됨은 물론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부문의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되기로 했습니다. 

아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한 어머니의 고군분투하는 영화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단순한 모성애라는 소재를 자신만의 색깔로 만들어내며 다시 한번 본인의 실력을 입증했습니다.

 

1. 감독 봉준호

우리나라 영화계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단편영화 '백색인'을 시작으로 대표적으로 '플란다스의 개'로 정식 데뷔를 합니다. 그 후 '살인의 추억'과 '괴물' 등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만한 행보를 보이며 명장감독 반열에 오릅니다. 물론 현재는 '기생충'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며 k-콘텐츠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유의 사회비판물을 다루는 능력과 독보적인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를 개척하여 여러 인간군상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마더'역시 보통의 모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라면 봉준호 답지 않았을 것입니다.

2. 출연진

주연으로 어머니 역의 김혜자가 출연합니다. '국민 배우'라는 수식어가 최초로 붙은 배우이자, '국민 엄마'라는 타이틀까지 수식어가 말해주는 그녀의 이미지는 가희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배우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로 '전원일기'를 대표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주연으로 아들 역의 원빈이 출연합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자타공인 대표 미남 배우입니다. 개인적인 견해를 한 가지 말하자면, 외모 때문에 연기력이 저평가받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스크린을 뚫고 나와버리는 엄청난 외모 때문에 그의 연기력이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하는 것 같지만 실로 연기력이 굉장히 뛰어난 배우입니다. 여러 드라마를 통해 본인의 입지를 다졌고 특히 '가을동화'를 통해 완연한 배우 반열로 발돋움합니다.

3. 줄거리

약재상 일을 하는 혜자. 그녀의 낙은 아들입니다. 육체적으로는 성장을 이루었지만 정신연령이 많이 모자라 보이는 아들 도준은 엄마의 유일한 삶의 이유입니다. 그런 도준에게서 한시고 눈을 떼지 못하는 엄마 혜자. 도준은 그의 친구 진태와 동네에서 백수로 통합니다. 그러나 불의를 못 보는 진태는 도준을 칠 뻔한 벤츠를 좇아 인근 골프장까지 추격하는 해프닝을 벌입니다. 진태는 도준의 친한 친구인듯하면서도 의리는 없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아마 도준의 일반적이지 않은 어수룩함을 이용하기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게 벤츠 해프닝을 뒤로하고도 도준은 진태와 만나기로 한 그날 결국 진태를 만나지 못하고 귀가합니다. 

다음 날 마을의 한 소녀, 문아정이 살해된 체 옥상에 빨래처럼 널브러져 발견됩니다. 그 소녀, 아정은 도준이 전 날밤 귀가도중 만났던 소녀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도준은 살인 혐의로 체포되어 구치소에 수감됩니다. 아들이 살인자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던 혜자는 아들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합니다. 힘들게 선임한 변호사는 돈만 밝히는 무능함을 보였고 결국 자신이 직접 결백을 밝혀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혜자는 도준의 친구 진태를 의심하여 그의 거처에 잠입하지만 결국 헛물을 켠 채 오히려 진태의 빈축을 샀고, 진태는 혜자에게 위자료를 요구하면서도 도준의 억울함을 함께 풀어주겠다며 직접 행동에 나섭니다. 

백방으로 아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뛰어다니던 혜자는 우연히 살해된 아정의 주변을 둘러싼 이야기들에 대해 파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정은 부모가 없이 늙은 할머니를 보필하고 있었고 생계를 위해 성을 팔고 쌀을 받는 이른바 '쌀떡소녀'로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소녀의 측근으로 보이는 사내들은 이미 도준이 살해용의자가 아니라고 믿고 있었고 아정이 성을 팔았던 남자 중 한 명이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정이 과거 자신의 핸드폰에 자신과 성관계를 한 남자들 사진을 전부 찍어두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던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안 사진 속 남자 중에 한 명이 아정을 살해할 용의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결국 혜자는 아정의 핸드폰을 찾아내고 그 속에 사진들을 도준과 함께 보며 범인을 특정합니다. 그 사람은 동네에서 고물상을 하는 한 노인이었습니다. 혜자는 그가 범인이라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그를 찾아갑니다. 그런데 그 노인과의 대화에서 혜자가 들은 충격적 사실. 노인이 아정이 살해된 날 밤의 이야기를 하는데, 그 노인이 본 것은 도준이 아정을 살해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도준의 특유 행동까지 기억하고 명백하게 범인을 특정해 버린 노인은 혜자에게 큰 충격이 되었습니다. 혜자는 결국 홧김에 노인을 죽이고 맙니다. 결정적 증거 확보를 위해 찾아갔다가 오히려 자신의 아들이 범인임을 확정해 줄 결정적 증인을 만난 꼴이 된 것이었으니까요. 

며칠 후 혜자를 찾아온 경찰. 경찰은 동네 기도원에서 탈출한 종팔이를 범인으로 번복하면서 도준을 풀어주게 됩니다. 혜자는 자신의 아들 대신 잡혀들어간 종팔이를 면회하면서 엄마가 없느냐고 물어보면서 오열합니다. 자신처럼 누명을 벗게 해 줄 보호자가 없어 종팔이는 억울한 옥살이를 할 생각에 도준을 생각하면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끔찍하게 아픈 결정을 내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며칠 후 야유회를 떠나는 혜자를 배웅하는 도준은 혜자에게 잃어버리고 다니지 말라고 한 상자를 건넵니다. 그 상자는 바로 혜자가 고물상 노인 살해하던 날 그의 고물상에 떨어뜨린 침 보관함이었습니다. 살해현장에서 엄마의 물건을 찾고도 의연하게 다시 엄마한테 돌려주는 도준의 진심은 무엇이었을까요. 혜자는 야유회를 가는 버스 안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아픈 기억을 잊게 해 주는' 침술을 직접 놓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4.  도준의 행동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도준이라는 캐릭터는 우리가 흔히 볼 수는 없지만 주변에서 한 번쯤 경험할 수 있는 정신장애 또는 지적능력장애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대개 그런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정신연령이 어리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일 겁니다. 그러한 사회통념상의 관점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되면 도준의 행동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아마 감독이 이런 점을 파고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도준이 자신에게 바보라고 놀리는 것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 살인을 저지르고 옥상에 빨래 널듯 널어놓은 점. 혜자에게 마저 결백하지 않은 점. 등 순수하다고만 생각하기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들이 너무 많이 다릅니다. 어쩌면 반사회적 성향을 갖고 태어난 인물일 수 있을 것입니다.

 

5.  진정한 모성애란?

영화의 중반부까지는 혜자의 분투하는 모습들이 어느 영화에서나 보듯 강한 모성애를 표방하는 듯하지만, 후반부에 고물상 노인을 살해하면서 까지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기 위한 반사적인 행동은 그녀의 '어긋난 모성애'를 명확히 드러냅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사랑을 한 껏 받고 자랄 것입니다. 그리고 늘 부모에 대한 사랑은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것이라 배우고 자랐습니다. 감독은 바로 이러한 사회 통념을 다시 한번 뒤집음으로써 우리에게 '모성애는 정말 아릅답기만 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요즘 일부 몰상식한 부모들의 자기 자식 챙기기만 생각하는 편협한 사고를 하다 보니 노키즈존이라는 것마저 생기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10년이나 지난 지금을 예감하며 미리 이런 질문을 던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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