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인상깊게 본 영화 '무뢰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이 영화가 개봉한지는 꽤 됐습니다. 지금으로 부터 9년전인데 제가 이 영화를 처음본건 아마 19년도 무렾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영화를 한 번만 보지 않습니다. 맘에 드는 내용의 영화라면 몇번을 보는 편입니다. 볼 때마다 통찰이 생기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영화를 봤던 당시에는 몰랐던 감정들이 최근에 다시 감상하고 나서야 깊은 감명을 느끼고 이렇게 감상평을 쓰게 되었습니다.
1. 감독 정보
영화 '무뢰한'은 오승욱 감독의 15년만의 복귀작이라고 합니다. 연출까지 동시에 맡아 영화 제작을 진행하였습니다. 칸 영화제에서 초청될 만큼 근사한 영화로 소개 할 수 있습니다. 각본을 완성하기 까지 10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며, 우여곡절 끝에 사나이 픽처스 제작사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2. 출연 및 제작
주연으로 국민배우인 전도연과 김남길이, 조연으로 박성웅과 곽도원으로 그 출연진 라인업이 아주 화려합니다. 전도연은 한 때 잘나가는 업소녀(?)였지만 지금은 퇴물로 전락한 김혜경이라는 인물로 나옵니다. 그녀의 애인으로 박준길을 연기한 박성웅이 범죄를 저지르고 잠적하는 와중 김남길은 범인을 잡기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형사 정재곤을 연기합니다. 정재곤의 동료 역할로 나오는 문기범은 곽도원의 역할로 등장합니다.
3. 줄거리
재곤은 살인후 도주중인 박준길을 잡기위해 그의 애인 김혜경에게 접근합니다. 그녀는 단란주점에서 일하며 빚에 좇기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재곤은 정체를 숨기고 그녀가 일하는 단란주점에 영업상무로 잠입합니다. 처음 그가 영업상무로 소개되는 초반에는 김혜경이 쉽게 속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아 차립니다. 그녀가 오랫동안 손님을 상대하면서 익힌 '사람보는 눈'이 예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연하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면서 김혜경과의 생업전선에 뛰어듭니다. 그 과정에서 재곤은 혜경의 퇴폐적으로만 보이는 겉모습의 뒷편에 외로움과 슬픔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재곤은 범인을 잡기위해 정체를 숨기고 혜경의 인생에 잠시 나타났으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이 움직이게 됩니다. 혜경 역시 굳게 닫고 있던 마음이 조금씩 열리면서 재곤과 결국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게됩니다. 애인이지만 도망자 신세로 언제 연락이 올지도 모르는 준길을 기다리는 혜경은 늘 자기 옆에 있어주는 재곤에게 마음이 열린 것입니다. 하지만 재곤은 본분과 감정사이에서 결국 본분을 망각하지 않고 작전대로 박준길을 체포하는데에 김혜경을 확실한 미끼로 이용하게 됩니다.
경찰에 붙잡힌 김혜경은 재곤의 정체를 알고 분노에 찬 얼굴을 합니다. 몇년 뒤 재곤은 마약사범 체포를 위해 현장에 잠입했고 그 현장에는 빚을 청산하지 못한 혜경이 마약중독자의 수발을 들고 있었습니다. 재곤은 현장에 들이 닥쳐, 범죄자들을 재압하고 혜경에게 "난 널 배신한게 아냐, 난 내 일을 했을 뿐이야." 라고 말합니다.
다른 경찰들이 사건 현장을 수습후 이동하려는 찰나 혜경은 밖에 있는 재곤에게 달려나와 안기는척 그에게 칼을 꽂습니다. 재곤은 다른 경찰들에게 보이지 않게 혼자 자리를 떠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4. <감상평1> 정재곤의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많은 사람들의 감상평을 들어 본 결과, 재곤은 혜경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로 재곤은 혜경에게 둘이 떠나자는 제안을 합니다. 곧 바로 농담이라고 번복하지만 사람보는 눈이 뛰어난 혜경에게 거짓말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또 재곤은 준길을 체포할 당시 계획한 대로 다리 한쪽만 총상을 입혔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고 가슴에 총을 쐈습니다. 이는 준길에 대한 형사의 공적인 행위가 아닌, 김혜경의 처지에 대한 동정과 감정이 분노로 이어져 준길에게 향한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마지막 혜경과의 대화에서 자신은 배신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했을 뿐이다. 라고 말 하는데, 이 말은 곧 배신을 한 것이 아니다 => 널 사람하는 척 한게 아니다, 내 일을 했을 뿐이다. 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재곤의 면면을 살펴 볼 때, 재곤은 혜경에 대한 마음이 애틋했다라고 말 할 수있을 것입니다.
5. <감상평2> 김혜경은 왜 정재곤을 찔렀을까?
김혜경은 사회의 어두운 이면에서 퇴폐적인 삶을 살아왔고, 순탄치 않은 삶에 빚까지 떠안고 사는 누구보다 외로운 여자입니다. 애인인 준길은 범죄자로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주기보다 이용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나타난 재곤은 그녀의 경계를 사는데 충분했지만 이내 그녀의 가장 나약한 곳을 마주하게 되었고 재곤에게 사랑의 감정이 시작되었을 것 입니다. 준길이 범죄자임에도 혜경이 떠나지 못한 이유또한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갈망하고 있었을 것이라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혜경이 재곤의 제안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 단순한 사랑을 넘어선 파도가 그녀의 마음속에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마음이 재곤이 정체를 드러내면서 깊은 배신감으로 바뀌었을 것이고, 그 이후 마약 중독자들의 수발을 드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찰나 다시 나타난 재곤에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을 것이라 봅니다. 일생을 어둠속에서 생계를 이어왔고, 퇴폐적이고 매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혜경이지만, 내면의 깊은 곳에 자리한 외로움과 사랑에 대한 갈망이 그녀를 더욱 큰 배신감으로 바뀌어 상상하기 힘든 짓을 저지른 것이라 생각합니다.
6. 마무리
어쩌면 창녀, 형사, 깡패라는 다소 진부한 소재들을 이용한 영화로 줄거리나 각본만으로는 이 영화의 진면목을 찾기 힘들었을지 모릅니다. 전도연이라는 대배우의 존재감도 예술이지만 상대역인 김남길과의 호흡과 묵직하게 끌고가는 연출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가슴속을 먹먹하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영화속 배우들은 가짜의 말을 하지만 관람객들은 진실된 감정을 느끼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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