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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살인 결말, 강태오는 왜 자백을 할까

by 우적우적 2023.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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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살인범 이두홍을 바탕으로 제작된 픽션입니다.

 

영화 제목의 암수는 인지되지 못한 것을 뜻합니다. 즉 잠적하거나 행불 된 실종자들이 스스로 행적을 감췄다고 판단해서 살인 여부까지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입니다. 영화는 개봉되기까지 잡음이 많았으나 결국 2018년 10월에 개봉되었고, 이미 영화의 모티브가 된 이두홍은 자살한 뒤였다고 합니다.

 

1. 감독

스타 감독은 아니지만 제39회 청룡영화상 각본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시나리오상을 수상합니다. 이 외에도, <봄눈>, <반짝반짝 두근두근> 등을 연출했습니다. 

 

2. 출연진

우리에게는 익숙한 배우 둘, 김윤석과 주지훈이 출연합니다. 김윤석은 정말 연기 스펙트럼이 다양한 배우로 이번에 역할을 맡은 형사도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범죄라면 물불안가리는 대한민국 전형적인 경찰 소재를 덤덤한 모습으로 또 다르게 그려내었습니다. 

주지훈은 이번 연기로 다시 보게되었습니다. 그동안의 역할들이 사실 크게 다를 것 없는 진부한 캐릭터처럼만 보였는데 이번 범죄자 역할을 소름 끼치게 소화해 내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3. 줄거리

부산지방경찰청의 마약수사대 김형민(김윤석) 형사는 약쟁이로부터 살인 제보를 받기로 하고 강태오(주지훈)와 식사 약속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강태오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아무렇지 않은 듯 이야기하고, 금품을 요구하며 제보를 거래합니다. 그때 동구경찰서 형사들이 급습하여 강태오를 살인 혐의로 체포합니다.

 

김형민 형사는 수개월뒤 구치소에 있는 강태오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그는 자신이 7명을 죽였다고 하면서, 허수진 살인 증거를 알려줍니다. 강태오는 이미 동구경찰서 측에서 증거조작한 정황을 알고 있었고, 김형민에게 진짜 증거를 가져오게 하여 자신에게 재판이 유리하게 전개되길 노린 것입니다. 결국 강태오는 5년을 감형받는 데 성공합니다. 

 

그 후로도 강태오는 7건의 사건에 대한 정보를 김형민에게 주지만, 그때마다 김형민에게 영치금이나 금품을 요구하곤 합니다. 그렇게 거래로 알아낸 증거나 제보들은 구체적이지 않거나, 혹시 해당 사건의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거나, 허구인 사건이었습니다. 사건들 중에는 하나의 사건으로 보이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그중 20대 여성 오지희 실종사건을 강태오의 범행으로 보고, 그녀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강태오에게 암매장 위치를 받아냅니다. 그곳에서 여성 골반과 허벅지로 보이는 유골을 찾아내어 강태오에게 증거로 제시하지만, 강태오는 돌연 태도를 바꾸며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김형민은 강태오의 돌변한 태도에 말문이 막혀버리고, 결국 금품 및 영치금을 후원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그의 수사에 진정성까지 수세에 몰립니다. 게다가 오지희의 것으로 확인했던 골반과 허벅지 유전자는 그녀의 할머니와 대조 결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재판 일련의 과정은 강태오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김형사는 다시 다른 사건으로 초점을 맞추어 강태오의 범죄를 밝혀내기에 나섭니다. 한 젊은 남성과 길거리 시비 끝에 칼로 찔러 죽였다는 강태오의 진술과는 달리 명확한 증거물이 하나도 없어 현장검증까지 동원하지만 오히려 검찰과 경찰 전체가 강태오에게 놀아나고 있는 것만 확인시켜주는 꼴이 됩니다. 

 

결국 김형민 형사는 좌천되어 파출소로 보직이 이동되었지만, 강태오의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계속해서 자료를 뒤집니다. 그러다 유골사진에서 피임형 루프를 시술한 정황을 발견하고 병원기록을 조회하여 최종적으로 유골의 신원을 파악해 냅니다. 유골의 주인은 박미영으로 아들하나를 둔 이혼녀였습니다. 강태오와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연애 중이었습니다. 그녀는 실종되기 전까지 강태오와 지속적인 연락을 했지만 그 뒤로는 통화기록이 조회되지 않았습니다. 정황을 포착한 김형민 형사는 이제 어른이 된 아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강태오의 첫 번째 살인을 밝혀냅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아버지까지 죽였다는 사실을 친누나로부터 자백받게 됩니다. 아버지는 지나친 가정폭력으로 강태오의 공격성을 부추겼고, 누나 역시 아버지가 없는 것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에 동생의 범행을 눈치채고도 모른 채 했고, 아버지는 어영부영 실종으로 처리된었던 것입니다.

 

강태오의 살인 동기와 사건을 풀고 난 뒤 김형민은 강태오와의 면회에서 자신이 조사하여 밝혀진 사실들을 쭉 열거하며 강태오를 압박하기 이릅니다. 강태오는 결국 드러난 사실에 김형민형사를 겁박하지만 그는 형사로서의 본분에 부끄럼 없기 위해 사건을 진행했을 뿐이라며 강태오의 기고만장함을 무시합니다.

결국 강태오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김형민 형사에게 지속적인 사건 제보를 하며, 사건현장을 찾아가는 김형민 형사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가 끝이 납니다.

 

4. 자백을 하는 강태오

영화를 보고 있으니 범죄자에 대한 해석이 다양해짐을 느낍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영화에서 범죄자를 다루는 방법이 보통은 경찰에 체포를 됨으로써 그 범죄나 악행이 종료되는데, 이 영화에서는 강태오가 체포된 시점부터 이야기를 다루는 것을 보면 기존의 범죄물과는 색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이 오히려 경찰을 이용해서 자신의 결백을 만들어내고, 재판을 좌지우지하려는 설계력을 보면 마치 천제 범죄자를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강태오는 그렇게 묘사되지 않았습니다. 숱한 범죄 전력에 노출되어 있는 그의 입장에서 경찰들이 생각보다 부실하다는 것을 알았을 테고, 그중에서 어떤 형사는 자신에게 증거나 자백을 빌미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걸 경험적으로 학습했을 테고, 그 과정에서 거래 정황이 포착되면 재판까지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5. 스스로 바보를 자처한 김형민

김형민 형사는 중반까지 강태오의 진술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는 불리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숱하게 경찰조직으로 부터 멸시를 당합니다. 여기까지는 뻔한 경찰 영화의 클리셰지만, 중반 이후 담당 검사가 강태오에게 놀아날 김형민 형사의 평판을 걱정하자, 차라리 자기만 바보 되면 다행 아니냐며, 자기 자신의 실적을 위한 무리수가 아닌, 더 큰 가치에 무게를 둔 수사임을 드러냅니다. 이 지점이 그동안의 다른 형사 영화 속 주인공들과 대비되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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