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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가씨 결말, 욕망의 비극

by 우적우적 2023.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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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영화 '아가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의 후속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02년 개봉한 '복수는 나의 것', 그 이듬해에 나온 '올드보이' 그리고 2005년 작품 '친절한 금자씨'로 이어지는 그의 복수 3부작은 전 세계의 호평을 받았고, 박찬욱이라는 감독의 명성을 높이 하게 되었습니다. 

 

1. 감독

박찬욱 감독의 이야기는 길게 이야기하면 지루해질 정도로 이미 국내에 명실상부한 감독 중 한 명입니다. 저 역시 JSA공동경비구역을 통해 이 감독의 진면모를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명감독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92년도 '달은.. 해가 꾸는 꿈'으로 데뷔하여 '3인조', '심판' 등으로 다수의 경험을 쌓고 비로소 2000년도에 'JSA공동경비구역'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것입니다. 제가 이 감독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인, 미장센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물론 미술감독의 독특한 재능을 알아보고 적기에 협업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2. 출연진

출연진으로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김해숙', '문소리'가 캐스팅되었습니다. '김민희', '하정우' 배우는 일전의 리뷰에서 이미 이야기했듯 검증받은 흥행 배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태리'는 이번영화에서 첫 데뷔를 하며 다소 파격적인 노출씬으로 온 국민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켜 버렸습니다. 그의 캐스팅 비화는 많은 예능 또는 영화 리뷰에서도 거론되듯이 수많은 지원자를 제치고 캐스팅된 케이스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탄탄한 연기력과 개성 있으면서 매혹적인 외모가 대한민국을 단숨에 자신의 팬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조진웅', '김해숙' 배우도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국민배우로 잘 알려진 만큼 개봉 전부터 아주 기대가 되는 영화임이 분명했습니다.

영화 아가씨

3. 줄거리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자신의 후견인인 이모부 코우즈키(조진웅)의 손아귀에서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김민희), 그녀의 일상은 이모부의 지시대로 사내들 앞에서 야한 소설을 낭독하는 것입니다. 코우즈키는 소설 낭독회를 열고 그 책을 낭독회에 참여한 사내들에게 경매로 붙이곤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낭독회에 낯선 백작이 찾아옵니다. 그는 아가씨의 돈을 노리고 아가씨의 인생을 건 제안을 합니다. 바로 이모부 곁에서 탈출해 주는 조건으로 재산을 원한 것입니다. 

탈출의 방법은 어리숙한 하녀를 새로 들여 그녀를 자신(히데코) 이름으로 정신병원에 집어넣고 자신은 그녀의 이름으로 살겠다는 계획을 세웁니다. 그 하녀는 바로 숙희(김태리). 숙희는 백작 후지와라의 제안으로 히데코의 하녀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녀는 후지와라의 다른 제안을 받고 들어간 셈입니다. 후지와라가 히데코와는 반대로 히데코를 정신병원에 넣고 같이 재산을 탈취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히데코의 하녀로 들어가면서 히데코는 처음 계획과 달리 숙희에게 마음이 움직입니다. 지옥 같은 일과를 세심하게 챙겨주는 그녀에게 감정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후지와라의 계획은 순탄할 수 없었습니다. 숙희 역시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감정이 움직이면서 히데코를 가엾게 여기기 시작했고, 정신병원에 들어갈 히데코에게 동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둘은 서로의 계획이 있었음을 고백하게 되었고, 이 모든 것이 후지와라의 계획으로 인한 것임이 드러납니다. 히데코와 숙희는 이때부터 서로  새로운 계획을 진행하기로 하고 후지와라를 이용해 집에서 도망쳐 나온 다음, 다시 그에게서 벗어나게 됩니다. 

자신의 조카이자 결혼하여 재산을 빼앗을 심산이었던 이모부 코우즈키는 히데코를 좇다 결국 후지와라를 잡습니다. 코우즈키는 그를 고문하면서 입을 열게 하지만 후지와라의 담배연기를 맡고 둘 다 밀폐된 공간에서 최후를 맞이합니다. 그의 담배 연기를 강력한 독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옥 같은 집에서 도망치는 데 성공한 히데코와 숙희는 자유를 향하는 배안에서 행복한 엔딩으로 마무리합니다.

영화 아가씨

4. 일제강점기라는 배경의 역설

저는 역사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일본이라는 나라가 우리나라를 식민지 삼아 오욕의 시대를 만들었던 것만큼은 알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바로 그 시기인 일제 강점기입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떠올린다면 단연 일본인이 악역으로 나올 것이고, 우리 지혜로운 조선인은 그런 일본인의 손아귀에서 구국의 열정으로 투사의 모습을 보이는 시나리오를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본 '아가씨'의 일제강점기라는 배경은 그런 뻔한 시나리오를 위해 존재한다기보다, 시대적 흐름에 따른 인간의 욕망이 엉켜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모부의 후견인 코우즈키 역시 조선인이었고, 후지와라 백작 또한 '백작'을 위장한 제주도 사기꾼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대의 흐름에 약삭빠르게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여 민족을 저버리는 이들의 욕망이 뒤엉켜 비극을 만들어낸 것이 이 영화의 중심 소재 아닐까 생각합니다.

5. 총 평론

저도 영화 자체를 볼 때는 작품성보다는 시각적 개성과 각본 위주로만 보게 됩니다. '아무리 천만 배우가 캐스팅되어도 각본이 엉망이면 소용없다.'는 것이 제가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이기도 합니다. 천만배우 캐스팅으로 영화자체의 완성도 보다 뻔한 클리셰를 뒤섞여 놓고 엄청난 제작비를 강조하여 관객의 눈과 귀를 속이려는 영화들이 판치는 세상에 박찬욱 감독은 천만배우들을 캐스팅해놓고 그에 걸맞은 멋진 작품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시나리오, 연출, 음악, 미술 모든 것이 잘 어우러져 있는 비로소 '작품'이라고 평가할 만한 그런 영화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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