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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결말과 해석, 미성숙한 소통이 부른 비극

by 우적우적 2023.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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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영화 <파수꾼>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한국의 독립영화로 누구나 공감할만한, 학창시절의 권력과 설익은 방식의 소통이 부른 비극을 아주 사실적으로 다룬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재미를 위해 사실보다 조금 과장되게 하거나, 조금 다르게 표현하거나 하는 방식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독립 영화 상업영화를 편식하지 않고 즐기는 저로써는 이 처럼 <파수꾼>이나, <용서받지 못한 자> 등과 같은 사실적인 연출과 감정선을 그리는 것이 참 재밌었습니다. 더군다나 이번에 이야기할 <파수꾼>의 경우 저 역시 학창 시절을 거치면서 많은 부분 공감되는 일화가 있었으므로 더욱 몰입이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1. 감독

윤성현 감독은 <파수꾼> 통해 데뷔를 합니다. 국내에서 신인감독상을 휩쓸고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 감독으로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향후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고 2020년도 펜데믹에 휩싸여있던 시간 OTT로 개봉한 <사냥의 시간>으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습니다만,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영화적인 시도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던 <파수꾼>과 같이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적나라한 연출력이 다시 한번 나와주길 기대하겠습니다.

2. 출연진

이제는 유명배우가 되어버린 '이제훈'과 '박정민'이 주연으로 등장합니다. 이제훈 배우는 <고지전>과 <시그널> 등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박정민 배우 역시 더 이상 루키라는 수식어가 어색할 정도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타짜 3>, <시동>, <변산> 등 영화의 흥행과 무관하게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추가 주연 배우로 서준영 배우가 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이 된 이후 꾸준히 작품활 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파수꾼>을 대표로 <방 안의 코끼리>, <어떻게 헤어질까>, <실종 2>, 최근 작품으로 <더동백>과 <긴 하루> 등 많은 작품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 배우인데, 이렇게 필모그래피까지 열거하는 이유는 영화를 보신 분들이 라면 알 것입니다. 서준영이라는 배우가 <파수꾼>에서 정말 대단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3. 줄거리

학교에서 놀고 있는 무리들. 그리고 그 중심의 기태(이제훈)와 동윤(서준영) 그는 함께 어울리지 않는 희준(박정민)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동윤은 기태와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묻지만 희준은 애써 대답을 피합니다. 그리고 그날 하굣길에 기태는 오토바이를 타고 희준의 가방을 빼앗아 갑니다. 한밤중에 가방을 찾으러 공터로 오라고 합니다. 기태는 자신의 무리에 중심에서 희준을 농락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구타가 이어집니다. 

기태, 희준, 동윤 이 셋은 사실 절친사이였습니다. 어느 날 여자애들과 어울려 놀러 갔던 날 희준이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기태를 챙기는 모습을 보자 기태는 희준의 눈치를 보게 되고, 희준을 도와주려다 되려 어색해지게 됩니다. 희준은 기태의 선의가 달갑지 않았고 기태 또한 희준에게 난처한 입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둘의 감정이 악화되어 결국 말다툼으로 번질 뻔합니다. 

다음날 학교 기태가 약점을 드러내는 일이 발생합니다. 사건의 발단은 무리에서 대화였습니다. 기태는 여느 때와 같이 자신의 가오를 한껏 잡기 위해 중학생들이 모여 담배 피우고 있는 썰을 풀고 있는데, 같이 자리하고 있던 그의 무리들의 시선이 이상함을 느낍니다. 기태가 한 명을 불러 추궁하자 기태는 부모님 얘기가 나오면 화제를 다른 데로 돌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기태는 어머니가 없습니다. 다른 누군가 처럼 보살펴줄 어머니가 없다는 것이 그에게는 커다란 결핍이고, 그 결핍은 감추기 위해 강한 척 가오를 잡고 다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날 하굣길. 동윤과 희준이 야구를 하러 가자고 하지만, 기태는 자신의 집안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어머니가 없어서 밥도 자기가 해 먹고 아침에 깨워줄 사람도 없다, 가끔 아버지에게 인사하는 것 그뿐이라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기태의 고백에 둘은 당황해합니다. 

다음 날 화장실에서 무리들과 담배를 피우는 기태가 희준에게 망을 봐달라고 말합니다. 아직 응어리가 풀리지 않은 희준은 기태의 그런 말을 예민하게 받아들입니다. 희준의 계속되는 냉랭함에 기태가 폭발합니다. 결국 둘은 복도에서 큰 싸움으로 번집니다. 친구들이 말려서 진화가 되긴 했지만 둘의 앙금이 더욱 깊어져만 가게 됩니다. 다음날 기태가 먼저 희준에게 다가가지만 희준은 본격적으로 기태를 무시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둘이 사이가 멀어졌고 그런 희준을 계속 자극하려 기태는 초반 장면처럼 희준의 가방을 빼앗아 공터로 유인해 폭행했던 것입니다. 동윤이 이사실을 알고 격분해 기태에게 화를 냅니다. 기태는 신경 쓰지 말라는 식으로 짜증을 냅니다. 동윤이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선포합니다. 

기태는 그날 밤 동윤이와 희준이 이야기를 하며 잠시나마 진솔한 소통이 오고 가는 듯했습니다. 다음날 기태가 진심으로 희준에게 사과하기 위해 접근하지만 희준은 이미 전학 가기로 했다며 다시 기태를 자극합니다. 결국 기태는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이자 희준역시 비수 같은 독설을 날리며 기태의 분노를 더욱 유발합니다. 

그렇게 희준이 전학 간 후 동윤이는 기태의 패거리가 있는 곳으로 가 기싸움을 벌입니다. 그러자 기태는 동윤이가 진지하게 만남을 갖고 있는 세정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맙니다. 이에 동윤이는 속으로는 많이 흔들렸지만 기태 앞에서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 동윤이는 세정이 앞에서 예전같이 할 수 없었습니다. 세정이는 상실감에 자살시도를 하고 동윤은 절망에 빠집니다. 

동윤은 기태 패거리를 찾아가 자살사건의 전말을 캐묻다가 몸싸움으로 번집니다. 기태는 마지막으로 동윤에게 오해라고 미안함을 전하지만 동윤마저 기태말은 듣지 않고 자리를 떠납니다.

이후 동윤마저 학교를 며칠째 나오지 않자 기태가 동윤이네 집을 찾아갑니다. 동윤은 이미 기태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조차 없고 기태는 그런 동윤에게 마지막 애절함으로 매달리지만 동윤은 오히려 "너만 없었으면 아무 일 없었어"라며 최후의 비수를 꽂습니다. 

기태는 친구라고 생각했던 마지막 하나 동윤마저 자신을 역겨워하는 모습에  결국 집을 나왔고 그 뒤로 집 베란다에서 스스로 마지막 순간을  만들고 맙니다.

(줄거리를 작성하면서 상당히 고민이 많은 영화였습니다. 글로 전하기에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한 탓에 주인공들의 세밀한 감정선들을 글로 작성하기가 난해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찾아와 주신 분들께 양해 부탁드립니다.)

4. 결국 모두가 상처받았다.

10대가 사춘기를 지나면서 그 감수성이 굉장히 섬세해지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새롭게 정의하기도 합니다. 사회적 동물로 다시 태어나면서 무리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같은 것을 추구하고 같은 모습을 해야 한 다는 어쩌면 어른들이 알려주지 못한 그릇된 기준이 이런 비극을 낳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태는 어머니가 없었고 그러한 결핍이 어려서부터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환경이 되었을 것입니다. 누군가 지적하지 않아도 마음속에서 느끼는 소외감 때문에 견디기 어려운 감정을 과격하게 포장해 덮으려 했을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표현이 성숙지 못한 친구들 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켜켜이 쌓여 큰 감정으로 불어났고, 관계에 대한 서툰 행동들이 더욱 그 감정에 불씨가 되기만 했던 것입니다. 결핍에 대한 약점을 숨기고 자존감을 채우고 싶어 가오를 잡았던 기태, 그런 기태에게 민감하게만 반응했던 희준, 또 그런 희준의 기분만 생각하고 기태의 속내를 외면한 동윤. 이들 셋은 가장 친하게 지냈으며, 서로에게 누구보다 진심이었으면서도, 서로 가장 큰 상처만 남긴 관계이기도 한 것입니다.

5. 총 평론

어쩌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에 이러한 소재를 던짐으로써, 우리가 어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성적, 교우관계, 학폭, 가정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괴로워하고 있을 것입니다. 

영화는 비록 비극적으로 끝났지만, 우리는 감독의 이런 세심한 눈을 빌려 사회문제에 외면하지 않고 적극 나서 관심을 보여야 할 때가 아닌가라고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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